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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 오는 날 지하철 끝자리엔 어김없이 영감탱이가 앉아 있었다 모자를 푹 눌러쓴 그는 눈과 귀가 시들은 지 오래 오직 전정기관으로 열차의 움직임을 느낀다 며느리가 쥐어준 묵주 하나 꼼지락꼼지락 주름진 손에서 은빛으로 번들거리고 매일 새벽, 그는 오른다 지하도시를 가로지르는 열차 전정기관이 흔들릴 때마다 그는 우주를 가로지르는 은하철도를 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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