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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하철도

비 오는 날
지하철 끝자리엔
어김없이 영감탱이가 앉아 있었다

모자를 푹 눌러쓴 그는
눈과 귀가 시들은 지 오래
오직 전정기관으로
열차의 움직임을 느낀다

며느리가 쥐어준 묵주 하나
꼼지락꼼지락
주름진 손에서 은빛으로 번들거리고

매일 새벽, 그는 오른다
지하도시를 가로지르는 열차
전정기관이 흔들릴 때마다
그는 우주를 가로지르는
은하철도를 탄다